인천 방언의 특징. 어? 수도권에도 사투리가 있나?
현재 인천은 대도시로서 다양한 지역에서 이주한 사람들의 말이 섞여 있어,
특별한 차이를 보이는 방언은 거의 없으며 대체로 서울말과 유사합니다.
그렇지만 인천항 근처의 제물포 일대와 개항 이전의 인천 중심지였던 관교동/문학동 등에서는
순수한 인천 토박이들이 사용하는 방언이 존재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인천 지역의 방언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여 정확한 결론을 도출하는 것은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나마 인천 지역에서 특유로 쓰이는 말들에 대한 정보, 그리고 그 원천에 대해 조사해 보았습니다.
1. 인천방언의 특징
2010년대를 기준으로도 높은 연령대의 인천 토박이들은 서울 방언과 크게 다르지 않고,
외부 인구의 유입으로 인해 방언이 희석되어 지역 고유의 방언은 거의 사라졌습니다.
인천 출신의 연예인들인 최불암, 김구라 등의 말도 서울 방언과 크게 차이가 없습니다.
오히려 그들의 유년 시절을 고향에서 보낸 뒤 이주해 올라온 어르신들이
해당 지역의 사투리를 섞어 사용하는 경향이 있었고, 중부 방언권에 속한 경기, 충청, 황해권 출신들이 많아
그 지역에서 쓰이는 사투리 단어들이 섞였습니다.
연안부두 및 용현동 인근은 한국 전쟁 당시 황해도 지역에서 이주한 도피민이 많아
어르신들 중심으로 해당 지역의 사투리 단어를 들을 수 있습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표준말을 기반으로 몇몇 사투리 단어가 섞인 구조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현대로 들어오면서 이러한 현상조차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인천 사투리에 대한 정확한 자료 조사와 연구된 자료를 찾기 어렵고, 제물포, 인천항, 동인천, 상하인천,
문학동·관교동 등에서 70~80년간 살아온 사람들의 언어적 특성이 단순히 체계화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습니다.
경기 방언을 여러 개의 구역으로 나누어 보면, 인천 방언은 경기 서해안 방언에 포함되는 하위 방언입니다.
경기 서해안 방언은 전통적으로 황해도 방언과 충남 해안가 방언의 영향을 받아왔습니다.
2. 인천방언의 예
1) '쩐다'
인천 사투리로 가장 유명한 것은 '쩐다'로 전국적으로 사용되는 단어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사투리라기보다는 '전다', '절다'의 표준어가 강조를 위해 된소리로 발음되며
단어의 의미가 확장된 것으로 보는 게 적합합니다. 방언이 표준어로 편입된 사례는 아닙니다.
또한 인천에서는 기존의 '쩐다'보다 더 다양한 의미로 사용됩니다.
일반적으로 대단하다, 상당하다는 뜻을 가지고 있지만, 일부 사람들은 의미 없이 '쩐다'나 '쩔어'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주로 '쩔어'가 더 자주 사용됩니다.
'쩐다'의 어원은 "소금에 절어 있다"라는 표현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쩐다'나 '쩔어'라는 말은 인천 사투리라기보다는
21세기 초에 청소년 사이에서 생겨나 퍼진 비속어 개념으로 보는 것이 더 적절할 것입니다.
사투리일 경우 노년층도 알고 사용해야 하지만, 실제로 중장년층은 이런 표현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2000년대 초반이었을 때, 인천 지역에서만 사용되며 수도권을 벗어나면 의미가 잘 전달되지 않던 단어였으나,
인터넷 환경이 발달하면서 사용 범위가 확대되었습니다.
실제로 2005년에는 충청도에서는 '쩐다'라는 표현이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다른 지역에서는 주로 학생층이 '쩐다'를 사용하지만, 인천에서는 나이가 든 분들도 사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2) 된소리 현상
앞에서 언급했듯이 인천은 독특한 방언이 없는 지역으로,
구어에서 ㅈ음절 단어가 된소리로 발음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예를 들면, 중국을 '쭝국'으로, 줄었다를 '쭐었다'로, 국물이 졸었다를 '국물이 쫄았다' 등으로 발음하기도 합니다.
이것은 사투리가 아니라 표준어 발음 규정을 따르지 않고, 그 의미도 확장된 언어 현상입니다.
강화 지역에서는 의문사에 '꺄?'를 붙여 사용하기도 합니다.
강화군은 역사, 문화 및 생활권에서 인천과 연계가 약한 곳이었으나
1995년 행정구역 개편을 통해 인천으로 편입되었습니다.
따라서 강화 방언은 인천 방언과 구분하여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인천 출신의 사람들은 중국을 '쭝국'이라고 발음합니다.
인천 토박이들의 말을 들을 때 약간 건달 느낌이 나기도 하지만, 이것은 억양 때문입니다.
3) 인천 다마
인천 방언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당구에서 '인천 다마'라는 용어가 사용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인천 다마는 자신의 실력보다 낮은 다마를 놓고 당구를 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사실상 사기 다마입니다.
하지만 야바위와 같은 사기 다마보다는, 지지리도 당구를 못하는 사람이
그래도 승부를 내기위해 발버둥치거나 작게 나쁜 짓을 할 때 어울리는 표현입니다.
인천 다마와 정 반대되는 개념으로는 부산 다마라는 용어가 사용됩니다.
부산 다마는 부산에서도 실제로 사용되기보다는 인천 다마를 따라하는 사람들의 행동을 비꼬기 위한 말로 보입니다.
4) 마포걸레/기타
마포(걸레)는 경기 방언(서울 서남권 포함)과 인천에서 주로 사용되어 인천 방언으로 간주하기도 합니다.
다른 지역 사람들에게 대걸레의 의미로 마포(걸레)라고 하면 당황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다른 지역 사람들과 대화할 때는 '대걸레'라고 표현하는 것이 좋습니다.
인천 사람들에게도 상황에 따라 마포라고 하면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으며,
마포걸레라고 해야 대걸레라는 뜻으로 이해합니다. 이 단어는 영어에서 왔다는 설이 있습니다.
표준 중국어에서는 '걸레'를 抹布(mābù, 마뿌)로 적으므로 관련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마포에 대한 이해는 세대간 차이가 있습니다.
30대 이상인 경우, 나무 마루가 깔린 학교에서 학창 시절을 보내며
마포는 왁스를 바른 기름 대걸레다고 인식하기도 합니다.
반면 물을 사용하는 대걸레는 물걸레라는 단어로 구분하여 사용하기도 합니다.
인천 지역에서는 이러한 마포가 거의 유일한 방언으로 남아 있습니다.
쌤치다라는 단어는 경상도에서는 쌤쌤하다는 의미로 쓰이지만, 인천에서는 훔치다와 같은 의미로 사용됩니다.
또한 물텀벙이(아귀), 채장아찌(무생채), 앞사라, 식사라(앞접시), 샤하다(멋지다)도 인천에 특이한 방언으로 사용됩니다.